'사이(間)-틈새와 인연' 공연...31일 한국전통문화의 전당서 열려
'사이(間)-틈새와 인연' 공연...31일 한국전통문화의 전당서 열려
  • 최재호
  • 승인 2022.12.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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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와 무용의 융합, 차분한 송년의 밤

실내에서 한지 위에 붓으로 필획을 그어 글씨를 쓰는 예술인 서예와 무대 위에서 역동적인 몸놀림으로 가슴에 품은 뜻을 표현하는 예술인 무용이 한 공간에서 만나면 과연 융합예술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융합을 과감하게 시도한 공연이 있어서 주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서예가인 김병기 교수가 총감독과 서예시연을 하고, 무용가 홍화영 단장(두댄스 그룹)이 안무하여 출연함으로써 무대에 오르게 되는 「사이(間)-틈새와 인연」 이 바로 그런 공연이다.

김병기 교수는 20년 전부터 여러 차례 덧칠이 가능한 회화와 달리 단 한 번의 1회성 필획을 그어 작품을 창작하는 서예는 오히려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소리와 동작으로 작품을 창작하는 음악이나 무용과 더 관련이 깊은 예술이라는 주장과 함께 실지로 서예와 무용의 융합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이번 공연은 그런 시도가 구체적인 결실을 맺는 공연으로서 서예와 음악과 무용과 영상예술이 한데 어우러져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라고 한다.

‘사이(間)’는 갑과 을 사이의 물리적 간격인 ‘틈새’를 뜻하기도 하고, 갑과 을 사이의 관계 즉 ‘인연’을 뜻하기도 하는데 자연의 조화이건 인위적 창작이건 모든 생명은 ‘사이(間)’에서 잉태된다.

김병기 교수는 “사람은 사이를 유지하고, 사이라는 관계를 맺으면서 삶을 이어가는데 물질의 풍요에 집착하다 보니 사이의 여유도 없어지고 사이의 인연도 끊긴 게 많다.”면서 “이번 공연에서는 겨울과 봄 사이를 시작으로 각 계절의 ‘사이’가 가지는 생명력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을 대비하여 생명과 인연의 소중함을 서예와 무용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라고 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얀 종이 위에서 강한 필치로 획을 긋는 붓의 춤과 무용가가 추는 역동적인 몸의 율동이 어떻게 만나게 될지 궁금한 공연이다.

이 공연을 위해서 5폭의 한문서예 작품과 그것을 한글로 풀어쓴 작품 5점을 함께 준비하여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고 한다.

공연을 준비한 모든 출연진들은 한 목소리로 “코로나19로 인하여 적잖이 어수선한 2022년의 마지막 날을 서예와 춤이 융합을 이루는 공연을 관람하며 차분히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해의 희망을 담은 김병기 교수의 대형 휘호 “뜻대로 이루소서! 만사형통(萬事亨通)”과 함께 활기찬 춤이 어우러지면서 공연이 마무리되면 모든 관객들은 ‘만사형통’의 새 기운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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