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회의원 "공정위와 소송 중인 코리안리 대변한 공정위원장 후보 한기정"
김성주 국회의원 "공정위와 소송 중인 코리안리 대변한 공정위원장 후보 한기정"
  • 온근상
  • 승인 2022.09.0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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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2013년·2016년 코리안리 연구용역 수주

韓, 코리안리 입장 대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할 수 없는 근거

코리안리재보험(주)이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7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두고 대법원에서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하여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코리안리의 의뢰를 받고 해당 사건의 법적 쟁점을 검토해준 것으로 드러나 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2018년 코리안리가 일반 항공보험 재보험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고 판단, 약 78억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코리안리는 공정위를 원고로 과징금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항소와 상고 끝에 3차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한편, 2일 국회에서 열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2013년, 2016년 코리안리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코리안리는 한 후보자에게 연구용역을 맡기며 총 9,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한 후보자는 해당 연구용역에서 코리안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는 2013년 코리안리 의뢰로 작성한 ‘재보험시장의 주요 쟁점에 대한 경쟁법적 검토’ 보고서에서 “재보험시장을 하나의 상품시장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장기·자동차·생명비례 재보험시장과 나머지 재보험시장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자의 주장대로라면 코리안리의 시장점유율은 48.4%로 하향 조정되고 시장지배적사업자가 받는 공정위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사업자에게는 기업활동과 관련하여 더욱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

더 큰 문제는 2016년 코리안리가 후보자에게 의뢰한 연구용역이다. 이 연구는 공정위가 일반항공재보험과 관련하여 조사에 착수하자 후보자에게 발주한 것으로, 일반항공재보험시장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인 코리안리와 관련된 법적 쟁점을 검토하는 내용이다. 코리안리는 공정위 조사에 대비하여 예상 쟁점을 검토하고 대응 논리를 만들기 위해 후보자에게 연구를 의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장에서 한 후보자는 “코리안리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고 자문을 한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파문이 예상된다. 공정위의 수장으로서 코리안리와의 소송전을 이끌어야 하는 공정위원장이 코리안리의 입장을 대변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주 의원은 “코리안리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대응을 검토한 후보자가 소송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특정기업의 이익을 위해 법망을 피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준 후보자가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을 방지하고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는 공정위원장이 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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