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동경대전연구회, 근대 일본의 동학 인식 콜로키움 개최
원광대 동경대전연구회, 근대 일본의 동학 인식 콜로키움 개최
  • 최재호
  • 승인 2022.02.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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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동학농민혁명을 어떻게 보도했는가?’

원광대학교(총장 박맹수) 창의융합산학연구회 산하 동경대전연구회(연구책임자 조성환)는 일본 에히메대학 나카가와 미라이(사진) 교수를 초청해 ‘근대 일본의 동학(東學) 인식’을 주제로 지난 18일 온라인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연사로 초청된 나카가와 교수는 교토대학에서 일본 근현대사를 전공하고, 정보의 유통과 사상의 형성 연관성에 주목해 에히메대학에서 일본의 내셔널리즘과 대외 인식의 형성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일본 미디어에 보도된 동학농민전쟁을 주제로 매년 논문을 발표했으며, 2016년 교토대학에서 개최된 동학농민전쟁 관련 국제심포지움에서 원광대 박맹수 총장과 함께 주제발표를 한 인연으로 이번 콜로키움에 초청됐다.

이날 강연에서 나카가와 교수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1894년 전후에 일본군 참전을 계기로 동학농민군에 대한 미디어의 평가가 긍정에서 부정으로 급변한 사실을 화두로 던지면서 당시에 누가 어떤 의도로 일본에 동학농민전쟁을 보도했고, 그것이 일본인의 동학농민혁명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두 명의 청년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두 청년은 인천에서 조선신보를 운영하고 오사카 아사히신문 특파원을 겸했던 아오야마 요시에, 원산에서 소금 무역을 하던 카지야마 신스케 등으로 이들은 조선에서 정치활동과 언론활동을 겸한 조선 낭인이자 민중 주체로서 조선을 자신들의 욕망 실현을 위한 무대로 생각했으며, 아직 일본군이 참전하지 않았던 동학농민혁명 초기에는 ‘동학당’을 ‘혁명당’이라고 보도했고, 그것이 일본 미디어에 그대로 전달됐다.

나카가와 교수는 이러한 평가의 배후에는 “개혁이 필요한 조선을 일본이 문명화시켜서 자신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잡고 일본의 국익을 도모한다”고 강조한 후쿠자와 유키치 같은 ‘조선개혁론’적 발상이 깔려 있었다고 설명했으며, 청일전쟁이 발발해 일본이 직접 동학농민군을 진압하면서 이런 논리가 필요 없어짐에 따라 동학당에 대한 보도도 ‘폭도’나 ‘불량배’라는 식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콜로키움은 국내외 동학 연구자들이 참여해 근대 일본의 동학 인식에 대해 논의한 가운데 박맹수 총장은 “참신한 시각을 제공해 국내 연구자들에게 많은 자극이 됐다”고 평가했으며, 요카이치 대학 기타지마 기신 교수는 “일본의 서구 중심적 근대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통감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카야마 교수도 “모처럼 활기 넘치는 연구자들을 만나게 되어 힘을 얻었다”는 소감을 남겼으며, 원광대 동학연구모임은 지속적으로 해외 동학연구자들과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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